오늘은 묵혀두었던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작년 겨울, 우리집 지렁이들은
베란다에서 겨울을 나야 했지요.
춥지만 방안으로는 절대 들일 수 없었기에.. ㅋㅋ
그래서 얼어죽거나 동면하지 말라고
토분에서 스티로폼상자로 이사를 시켜주었더랬습니다.
그 집이 요것.
냉동식품 택배상자로 쓰이는 바로 그 스티로폼 용기입니다.
토분에 비하면 훨씬 크고, 보온도 잘 됩니다.
덕분에 지렁이들은 더 많은 흙을 공급받고, 베란다에서 겨울을 났어요.
아무래도 온도가 떨어지니 활동량은 훨씬 줄고,
그래서 겨울엔 음식물쓰레기 처리량도 확 줄었었지만요.
사진 오른쪽은 원두커피 찌꺼기이고,
그 아래엔 연두부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있습니다.
지름 10cm정도 되는, 유통기한은 지났지만 상하지는 않은 연두부를
그대로 묻어주었는데,
부들부들하니 잘 먹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오산.
며칠 뒤 열어봤더니 그대로 있더만요.
수분만 빠지고 단단해져있어서, 그대로 건져내 버렸습니다.
두부는 좋은 먹이는 아닌가봐요.
평소에는 뚜껑을 꼭 덮어두면 물샐틈 없이 완벽.
스티로폼 상자로 바꾸고 나서, 탈출한 녀석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상자 내 환경이 안 좋은 날에도, 뚜껑을 열어보면 뚜껑 안쪽이나 상자 벽면에 붙어있을지언정
스티로폼 뚜껑 사이를 비집고 나오지는 못하네요.
별도로 공기구멍을 뚫지 않았는데,
별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가끔 햇볕 좋은 주말에는 뚜껑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기도 합니다. (이런 날은 절대 안 나오거든요. ㅋㅋ)
토분 2개를 스티로폼 상자 2개에 옮기면서 흙을 조금씩 보충해주었더니
개체량이 점점 늘어나서 한쪽 상자는 지금 우글우글거려요. ㅎㅎ
하지만 나머지 하나는.. 슬픈 사연이 있었답니다.
그 이야긴 기약없는 다음번에. 사진 없는 포스팅을 하게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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