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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스티로폼 지렁이집 오늘은 묵혀두었던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작년 겨울, 우리집 지렁이들은 베란다에서 겨울을 나야 했지요. 춥지만 방안으로는 절대 들일 수 없었기에.. ㅋㅋ 그래서 얼어죽거나 동면하지 말라고 토분에서 스티로폼상자로 이사를 시켜주었더랬습니다. 그 집이 요것. 냉동식품 택배상자로 쓰이는 바로 그 스티로폼 용기입니다. 토분에 비하면 훨씬 크고, 보온도 잘 됩니다. 덕분에 지렁이들은 더 많은 흙을 공급받고, 베란다에서 겨울을 났어요. 아무래도 온도가 떨어지니 활동량은 훨씬 줄고, 그래서 겨울엔 음식물쓰레기 처리량도 확 줄었었지만요. 사진 오른쪽은 원두커피 찌꺼기이고, 그 아래엔 연두부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있습니다. 지름 10cm정도 되는, 유통기한은 지났지만 상하지는 않은 연두부를 그대로 묻어주었는데, 부들부들하.. 더보기
콩나물 심은 데 콩날까 지렁이 화분을 들춰보면 종종 이름모를 싹들이 쑥 올라와 있곤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라고 버린 것들도 익힌 것이 아니면 화분 속에서 어느새 뿌리를 내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어느날 콩나물 하나가 잔뿌리를 잔뜩 달고 있길래 장난스런 기분으로 상추모종 한켠에 꽂아두었었지요. 하루 지나니 노란 콩나물콩이 초록색으로 변하고 또 며칠이 지나니 그 사이에서 초록 싹이 솟아났습니다. 그리고 다른 풀들과 똑같이, 아니 그보다 더 빨리 쑥쑥 자라서 이렇게 되었지요. 비리비리해보이는 콩나물도 땅을 만나니 어엿한 콩나무가 되네요 알아서 가지도 여러 개로 뻗고, 잎도 보송보송하고 여리게 쑥쑥 나오고 있어요. 밤이 되면 잎을 나비처럼 접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크다가 어느날 잘못 건드려서 옆으로 기울어졌길래 재크와.. 더보기
분변토 '수확' 지렁이님들이 뭔가 불편하신 것 같아서 제딴에는 정말이지 거대한 결단, 집 청소를 해 주기로 했습니다. 지난 번엔 화분을 완전히 비우지 않아서 분변토를 일부밖에 수거하지 못했거든요. 2009/06/08 - [지렁이 기르기] - 분변토 갈아주기 마침 날씨도 화창합니다. 밝은 날이니 흙 속으로 잘 도망가겠지요. 지렁이를 만질지도 모르니 고무장갑을 끼고 흙을 만져야 하니 그 위에 비닐장갑을 한 겹 더 낍니다. 지렁이에겐 인간의 체온이 넘 높아서 맨손으로 지렁이를 만지면 지렁이가 화상을 입는다고 해요. (물론 그럴 내공은 아직 멀었습니다만..;;) 자, 이제 으악으악 하면서 용감하게 화분을 확 엎습니다. 아직 채 숨지 못한 녀석들이 왼쪽에 몇 마리 보이는군요. 고맙게도 진한 햇볕 아래 노출된 지렁이들은 냅다 흙 .. 더보기
나무상자로 지렁이 새집 짓기 간만에 시내에 나간 김에 들렀던 천원샵에서 발견한 오동나무상자.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쳐다보다 두 번째 지렁이집을 만들어 주기로 합니다. 모종용 플라스틱 화분에 길게 홈을 냅니다. 매번 밥줄 때마다 모종삽으로 흙을 파헤치다보면 지렁이가 다칠 것 같아서 이 화분에 음식물을 담아 주려고 합니다. 홈은 지렁이가 들락날락할 수 있는 길이 됩니다. 왼쪽 화분은 기르던 황금죽. 지렁이집의 뚜껑으로 쓸 거예요. 오른쪽이 지렁이집입니다. 나무상자가 양쪽이 뚫려 있어, 플라스틱 판으로 한번 막아주고 흙을 조금 깔고 홈을 판 화분 두 개를 넣었어요. 음식물은 한 번에 한 쪽씩 줄 예정입니다. 지렁이들이 알아서 움직여 주면 좋겠네요. 원래 집에 있던 지렁이를 조금 옮겨넣고, 화분 밥그릇에 과일껍질을 넣고 흙을 채워주고 2층.. 더보기
지렁이 화분에서 자라는 새싹 근래에 얌전한(!) 지렁이들, 잘 있나 윗화분을 들어봤다가 뜻밖의 손님을 만납니다. 음? 풀이 자라네요? 뭔가 싶어 뽑아봤더니, 길게 쑤욱 딸려나옵니다. 가 생각나기도 하고.. 잎을 봐선 콩나물 같지는 않은데 빛 없이도 쑥 자라난 게 신기하네요. 잠시 생각해보니, 얼마 전 비빔밥 해 먹었던 새싹채소가 음식물 쓰레기에 딸려 들어갔었나봐요. 곳곳에 자라나는 새싹들. 수확해서 먹어야 하나;;; 더보기
호박 꼭지와 딸기 꼭지 분해중 흐흐흐.... 이제 나오지 않습니다. 화분 열어보면 얌전히 굴 파고 있습니다. 음식물 넣어 주느라고 흙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해 놓으면 어느새 평평해져 있는 표면을 봅니다. 이젠 종종 흙을 바꿔줘야겠네요. 음식물 분해되는 사진입니다. 딸기살 같은 흐물흐물한 건 금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만 딱딱한 것들은 꽤 오래가는데요, 호박꼭지입니다. 예상과 달리 꼭지 끝부터 분해가 시작되네요. 안타깝게도 호박꼭지는 언제 넣었는지 일기에 없어요. 아래 딸기꼭지는 5월 25일에 넣은 것이니, 스무날 정도 지났군요. 아마 흙 속에 묻혀 있었다면 거의 없어졌겠지요. 다른 음식물 묻어주면서 위로 나와 있었는데, 지금은 저렇게 거미줄 같은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더보기
분변토 갈아주기 .....지렁이가 한 마리만 탈출할 때는 귀엽습니다... ㅠ_ㅠ 블로그에 지렁이 화분을 올리는 것은 참 많은 고민을 하게 합니다. 저만 해도 신문이나 포털 광고에 피부과 비포애프터 사진이 나오는 걸 매우 싫어하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징그런 사진이 '공격'을 하게 될까 좀 걱정스럽거든요. 지렁이 화분을 소개하는 것도 그런데요 이 블로그를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한 건 지렁이가 '안전'하다는, 그러니까, 절대! 안! 나온다는! 그런 안심이 들었을 땝니다. 음식물 분해든 좋은 흙을 만들기 위해서든 지렁이를 키워보고 싶어하지만 징그러워서 차마 시도를 못 하는 분들에게 '괜찮아요!' 얘기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역경을 헤쳐나가는 -_- 모습을 공개하는 편이 차라리 낫겠단 생각도 듭니다. 그래요, 한 마리가 아니라 이젠 .. 더보기
집나왔던 지렁이, 귀환 지렁이, 안전해요~를 외치고 며칠 뒤, 아침에 베란다에 나갔다가 기절할 뻔합니다. 바닥에서 집나온 지렁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뜨아... 어쩌나 고민하다 방안에 있던 종이로 슬슬 밀어 확 들어서 화분에 투하.. 확 들면 다칠 수도 있지만... 난 몰라요.. 미안 -_- 바로 이 녀석입니다. 바닥에 기어다니는 건 찍을 틈도 없이 저 녀석이 어디로 갈까 정신이 하나도 없어 화분에 성공적으로 넣고 나서야 나름 인증샷. 막상 흙으로 돌아가니 흙 속으로 파고드는군요. 토분이 거칠어서 못 올라온다더니 잘만 올라오는구만 ㅠ_ㅠ 다른 애들은 보이지도 않는데 이 녀석만 뭐가 불만이었던 걸까요. 위쪽 화분이 꼭 맞게 올라가 있지 않았나봅니다. 이 다음부터는 신경써서 똑바로 놓습니다. 깨끗하던 토분 주위에는 하얀 분가루.. 더보기
지렁이 화분 분양기 제 손을 거쳐 무수히 많은 풀들이 죽어나가면서 화분에 지렁이를 기르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렁이가 있으면 흙 통기성도 좋아지고 양분도 풍부해지지 않을까, 해서요. 그런데 근래에는 먹이사슬의 분해자로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지렁이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감사하게도 무료로 지렁이 화분을 나눠주더군요. 그래서 지난 화요일에 냉큼 업어왔습니다. ^^ 물론 '냉큼'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분양받기로 덜컥 약속해 놓고, 가지러 가게 되는 그 순간까지도 과연 내가 키울 수 있을 것인가 계속해서 의심했을 뿐만 아니라 (그냥 집에 가버릴까...?) 심지어는 이 화분을 가져온 날 밤에는 실처럼 가느다란 지렁이들이 옷에 막 붙어 있는 꿈도 꿨지요. 우..... 화분을 들고 지하철을 타는데, 화분이.. 더보기